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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가볍기에 무거운, 단 한 번뿐인 우리의 삶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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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오포노포노 2025. 3. 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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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포노포노의 책 리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우리가 짊어진 건 짐일까, 가벼움일까?

“영원한 회귀를 믿는다면, 지금 이 순간은 무한히 반복될 것이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첫 페이지부터 니체의 철학으로 머리를 톡 건드린다. 반복되는 삶, 다시 돌아오는 동일한 순간… 그렇다면 우리 삶의 무게는 얼마나 클까? 혹은 얼마나 가벼울까?

반복이 없다면, 단 한 번뿐인 인생이라면, 그 모든 선택은 ‘가벼움’일까, 아니면 ‘무거움’일까?

         무의미한 반복 속의
             ‘찬란한 가벼움’
작가는 반복 없는 삶의 ‘가벼움’을 찬란하다고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가벼움이야말로 우리가 견디기 어려운 무게가 된다. 삶은 반복되지 않기에,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궁극적인 시험대에 오를 기회조차 없이 흘러가버린다. 그래서일까, 가벼운 선택 하나하나가 되려 우리를 짓누르기도 한다.

"그때 그 말을 하지 말걸" 혹은 "그 선택만 아니었으면" 하고 돌아보는 순간들.
하지만 그 순간은 되돌릴 수 없고, 두 번째 기회도 없다.
그렇기에 그때의 가벼운 한마디, 한걸음이 지금의 무거운 마음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무의미함'을 견디지 못하고, 의미를 찾아내려 애쓴다.
하지만 쿤데라는 말한다. 그 의미조차도 결국은 만들어진 허상일 수 있다고.




Compassion - 고통을 함께 느끼는 연민
라틴어로 compati는 ‘함께 고통받다’ 는 뜻이다. 연민이란, 단순한 동정보다 훨씬 깊은 감정. 테레사와 토마시의 관계 속에서 이 ‘연민’은 중요한 열쇠로 등장한다. 테레사는 토마시에게 연민을 느끼고, 그것이 그들의 인연을 끝끝내 붙잡는다.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삶이 ‘무거웠다면’ 차라리 쉬웠을까? 테레사는 선택의 결과로 인한 고통보다, 선택이 너무 ‘가벼웠기’ 때문에 더 괴로워한다. 우리도 그런 적 있지 않나. ‘왜 그랬지?’라는 후회보다, ‘이게 정말 의미 있었을까?’란 회의가 더 견디기 힘들었던 적.

연민이라는 감정이 이렇게 무겁고 절실한 감정이었나 싶었다.
그냥 '안타깝다'가 아니라, 함께 고통받고, 함께 아파하는 마음.
테레사는 토마시를 놓지 못했지만, 어쩌면 자신이 느낀 '연민' 때문에 더 놓을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관계들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랑보다 오래가는 감정이 있다면, 그건 연민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상처가 내 안에 남아, 끝내 나를 움직이는 것.
그러니까 어쩌면 우리는 타인을 향한 연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걸지도.


Es muss sein! — 그래야만 한다

“Muss es sein? Es muss sein!”
(반드시 그래야만 하나? 그래야만 한다!)
이 반복되는 문장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강렬하게 등장한다. 이건 일종의 선언처럼 들린다. 무의미해 보이는 선택들도, 우리가 그것을 ‘그래야만 한다’고 받아들이는 순간, 의미가 된다.

반드시 그래야만 했을까?

‘Es muss sein!’
이 말은 무거운 결정 앞에서의 체념이 아니라,
삶의 무게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처럼 느껴졌다.
그 선택이 틀렸는지, 옳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결국 그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건 의미가 되어야만 하고, 의미가 된다.

살면서 수없이 후회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선택 앞에서 주저하고 아파했던 그 순간의 마음이 진짜였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순간이다.
그래야만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야 했기에, 우리는 지금 여기 있다.



책을 덮으며...
삶의 무게에 짓눌렸던 순간이 떠올랐고, 무의미함에 허무했던 기억도 같이 따라왔다.



삶은 본디 가벼울 수도 있다. 그걸 인정하는 용기, 그리고 그 가벼움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게 어쩌면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닐까.

지금 이 순간도 단 한 번뿐이기에, 그 찰나를 소중히 바라보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알라딘

역사의 상처에서 태어나 단 한 번도 존재의 가벼움을 느껴 보지 못한 현대인, 그들의 삶과 사랑에 바치는 소설.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 어느 쪽이 옳은가. 니체의 영원한 재귀는 무거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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