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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정리: 호모 사피엔스의 위험한 상상력

by 호오포노포노 2025. 3. 30.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은 인류의 기원부터 현대 문명까지의 역사를 한 번에 쫙 훑어주는 베스트셀러입니다. 아주 똑똑하면서도 읽다 보면 피식 웃게 되는 유머도 있고, '아 이런 관점도 있구나!' 싶게 만드는 통찰력도 있어요.
인류는 언제부터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요?
인간은 왜 다른 동물과 다르게 문명, 종교,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었을까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바로 이 질문들에서 출발합니다.

1. 사피엔스, 어디서 왔니?

현생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했다고 해요. 그런데 이 당시 지구엔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등 여러 인류 종이 공존하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지금 남아있는 건 오직 우리, 사피엔스뿐. 왜 그럴까요?
그 비밀은 바로 '상상력'에 있다고 하라리는 말해요. 사피엔스는 신화, 종교, 국가 같은 '허구'를 믿고 협력할 수 있었고, 그 덕에 수만 명이 하나의 공동체처럼 움직일 수 있었죠.
 
우리는 흔히 "환경은 산업혁명 이후에 파괴되었다"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하라리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아니요. 이미 농사도 짓기 전부터 인간은 생태계의 악몽이었어요.”
호모 사피엔스가 어느 대륙에 발을 딛는 순간, 그 지역의 대형 동물들은 하나둘 멸종해 갔다고 해요.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하자마자 캥거루 조상들이 사라졌고,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매머드, 거대 나무늘보, 곰 크기만한 비버(!)까지 모조리 사라졌다고 하죠.
한마디로 “사피엔스가 온다, 멸종이 따라온다”는 슬픈 공식이 성립되는 셈이죠.
하라리는 이렇게 말해요. “우리는 생물학 역사상 단연코 가장 치명적인 종이다.” 멸종시킨 종들의 수를 안다면, 남은 생명들을 더 아끼게 될까요? 어쩌면 지금 필요한 건 기술보다도 공존하려는 상상력인지도 모르겠어요.

2. 농업 혁명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그것은 누구의 책임이었을까? 왕이나 사제, 상인은 아니었다.
범인은 한 줌의 식물 종, 밀과 쌀과 감자였다.
이들 식물이 호모 사피엔스를 길들였지, 호모 사피엔스가 이들을 길들인 게 아니었다.

 
우리가 흔히 문명의 시작이라 부르는 농업 혁명. 하라리는 이걸 오히려 "사기의 시작"이라고 표현해요. 농사를 짓게 되면서 인간은 정착 생활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노동량은 많아지고, 식단은 단조로워졌으며, 계급 사회가 생겨났다고 하죠.
결국 '곡물'은 인간을 길들인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보면 농업 덕에 인류가 번성하긴 했지만, 동시에 많은 문제가 시작된 것도 사실이네요.

3. 돈, 종교, 제국 – 허구가 만든 세계

돈은 인류가 지닌 관용성의 정점이다, 종교나 사회적 성별, 인종, 연령,성적 지향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기도 하다.
돈은 심리적 구조물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모든 집착에서 해방되었다면, 어떤 신도 그를 불행하게 만들지 못한다.
반대로 일단 어떤 사람의 마음에서 집착이 일어나면 우주의 어떤 신도 그를 번뇌에서 구해주지 못한다.
우리 눈앞에서 형성되고 있는 지구제국은 특정 국가나 인종 집단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옛 로마 제국과 비긋하게 이 제국은 다인종 엘리트가 통치하며, 공통의 문화와 이익에 의해 지탱된다.
전 세계에 걸쳐 점점 더 많은 기업가, 엔지니어, 학자, 법률가, 경영인이 이 제국에 동참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제국의 부름에 응답할 것인가, 아니면 자기 국가와 민족에 충성을 바치며 남아 있을 것인가를 심사숙고해야한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제국을 선택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돈, 믿는 종교, 소속된 국가는 사실 모두 '상상의 산물'이에요. 진짜 실재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믿기 때문에 실재하는 것처럼 작동하는 거죠.
하라리는 이를 '집단적 허구'라 부르며, 이런 개념이 있었기에 인류는 수억 명이 함께 움직일 수 있었다고 분석해요. 우리가 믿는 것이 곧 현실이 되는 사회. 새삼 무섭고도 신기하죠.
 
"지구 제국"은 오늘날의 글로벌 자본주의와 정보사회 속 엘리트 네트워크를 상징해요
특정 국가가 지배하는 제국이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 하버드 출신 학자, 다국적 기업 CEO처럼 다양한 인종의 글로벌 엘리트들이 중심이 된 공동체 .
그리고 하라리는 그런 현실을 그저 찬양하지 않고, "과연 이게 바람직한가?"를 은근히 묻고 있죠.

4. 인간의 미래, 어디로 갈까?

과학과 산업혁명 덕분에 인류는 초인적 힘과 실질적으로 무한한 에너지를 갖게 되었다.
사회질서는 완전히 바뀌었으면 정치, 일상생활, 인간의 심리도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더 행복해졌는가? 
바람 없는 달 표면에 지워지지 않을 발자국을 남겼던 닐 암스트롱은 3만 년 전 쇼베 동굴에 손자국을 남겼던 이름 모를 수렵채집인보다 더 행복해졌을까?
만일 그렇지 않다면 농업과 도시, 글쓰기와 화폐 제도, 제국과 과학,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피엔스』는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데서 멈추지 않아요. 인공지능, 유전자 편집, 기술 진보로 인해 인간은 '호모 데우스(신 인간)'로 진화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죠.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자유는 줄어들고, 데이터가 권력이 되는 시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는 달라질 거예요.

 
우리는 과연, 더 행복해졌을까요?
농업과 도시, 글쓰기와 화폐, 제국과 과학, 산업혁명까지…
인류는 전례 없는 속도로 문명을 쌓아 올렸지만,
그 높이만큼 마음도 풍요로워졌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모든 것이 편리해지고 빠르고 똑똑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더 불안하고 고독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행복은 어쩌면, 발자국보다 손자국에 더 가까운 건 아닐까요?
『사피엔스』는 단지 인류의 역사를 말하는 책이 아니에요.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통해,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를 묻는 책이죠.
그리고 마지막엔 결국 우리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사피엔스 : 알라딘

2011년 원서 출간 이후 10년을 돌아보고 위기 상황을 맞은 인류에게 건네는 제언이 특별 서문으로 수록되었다. 현재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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